아토피 탈스테로이드와 한의원 치료를 병행하게 된 이유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내가 제일 먼저 생각했던 주제는 바로 아토피와 한포진 극복기이다.

🤬 나와 아토피와 스테로이드 연고의 역사

어렸을 때 심하게 있던 아토피(팔 다리 접히는 곳). 아토피는 계절을 많이 타는데 그중 나는 가을 겨울에 심했고 내복을 입으면 피와 진물 범벅으로 밤마다 울며 내복을 때냈던 기억이 있다. 밤이면 긁느라 잠을 못자고 엄마도 함께 밤을 지새우며 내가 긁지 못하도록 때아닌 보초(?)를 섰고, 엄마의 엄격한 관리하에 유기농 식단과 한의원 치료로 아토피는 깨끗이 사라져 15년은 전혀 문제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이놈의 아토피는 성인이 되면서 다시 스멀스멀 나왔는데 문제는 이번엔 얼굴과 손이었고 아프면 병원에 가서 쉽게 약을 구할 수 있는 나이가 됐던 나는 당장 피부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때 올라왔던 부위는 기존 아토피 부위가 아니라 단순한 발진인줄 알고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병원에선 보송크림과 리도맥스를 처방해주며 얼굴에 바르라고 했었고 이 두 크림보다 더 높은 단계의 스테로이드 연고인 베타베이트 연고는 손에 바르라고 했었다. 계속 약을 바를 수 밖에 없냐는 질문에는 다들 어쩔 수 없다는 말만 했고 심지어 한 피부과 의사는 자기도 계속 바른다며 괜찮다고 했었다.
연고의 효과는 대단했다. 바르자마자 다음날이면 말끔히 습진으로 올라왔던 부위가 깨끗하게 변해있었다. 그렇게 한달에 한두번 올라오면 바르고 잊었다가 올라오면 또 바르고를 2-3년, 슬슬 약을 바르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걸 깨닫고 피부과도 바꿔보고 먹는 약도 먹어보며 또 그렇게 2년이 지났다.

약을 사용한지 5년, 이젠 주기가 일주일로 짧아졌고 어쩔땐 보송연고가 안드는 경우도 생겼다. 그러던 중 허벅지 안쪽과 가슴 옆, 팔 옆에 못보던 동그란 습진자국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 간지럽지 않던 팔 접히는 부분과 겨드랑이 주변까지 간지러워졌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끼고 한의원에 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5년이었다.

스테로이드 등급표

💸 한의원 상담 후기
내 몸에서 갑자기 다발적으로 반응이 오는걸 경험하니 무서워져서 결국 옛날에 완치 경험이 있던 한의원으로 향했다(with 엄망..)  아토피 관련 글을 보고싶어 인터넷에 쳐보면 절반 이상은 한의원 광고라 너무 짜증났는데 결국 가게 됐던 한의원! 내가 갔던 한의원은 네트워크형 한의원이라 전국에 지점이 여러개인 피부 전문 한의원이었다.

상담 전 피를 뽑고 스트레스 지수를 검사했는데 적혈구의 모양이 너무 안좋다며 피가 맑지 못하다고 했었다. 한의원 치료는 스테로이드를 전부 끊는 일명 탈스(탈 스테로이드)를 권하며 상담용 자료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이때 사진들이 너무 크리티컬하다..! 온몸이 아토피로 뒤덮히고 진물 투성이에 각질투성이인 사진들을 보여주시며 내가 스테로이드를 끊으면 곧 이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해주신다. 하지만 그 기간이 심한건 한달, 그 후로는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점점 그 주기가 길어지고 뒤집어지는 정도가 약해지며 탈스가 끝난다고 하셨다. 사진에 충격 먹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곧바로 아토피와 스테로이드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아토피 탈스테로이드 호전 그래프

아토피의 원인은 피부가 아닌 몸 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면역력과 장활동이 아토피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고 속에서 발생하는 열과 염증이 피부 반응으로 나와 아토피가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올라온 아토피 부위에 바르면 일시적으로 피부는 좋아보일 수 있으나 치료법이 아닌 임시방편정도인 것이고 껍질만 치료되는 격이니 내부에 있는 염증은 치료되지 못한 채 몸 안을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토피가 올라오는 부위들도 계속 옮겨다니며 습진형태로 올라오는 것이라고.. 또한 비염, 아토피, 천식은 형제같은 아이들이라 같은 염증 성분으로 세트로 오는 경우들도 있다고 한다. 개노답 삼형제

치료속도는 피부과보다 훨씬 느리지만 확실히 몸 안을 치료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결국 한의원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고 언젠간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믿고 따라간다면 나을 수 있겠지? 3개월치 한약과 각종 크림 로션 젤 등을 받고 오니 이제 진짜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그렇게 11월 1일부터 한약과 병원에서 준 생식 + NO 밀가루, 튀김, 날 것, 조개, 새우, 인스턴트, 술, 유제품, 카페인 등등(안되는 음식 넘 많음 ㅅ ㅑㅇ) + 약간의 운동 + 탈스테로이드를 한번에 진행했다.
과연 탈스 52일차인 내게 어떤 일이 생겼을까..!

커밍 쑨-